한앤줄 시즌1 1화: 가장하기엔 너무 늦었다
- 2025년 6월 30일
- 2분 분량

한앤줄: 시즌 1
그 복도는 심장이 그렇게 크게 뛰는 사람에게는 너무 조용했습니다.
줄은 아파트 바로 안에 서 있었다. 문은 닫혀 있었지만 잠기지는 않았다. 그녀에게는 그 부분이 중요했다. 떠날 수 있는 선택권. 통제의 환상. 그녀는 들어선 이후로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할 수 있는 모든 말이 자백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의 셔츠를 입고 있었다. 엄밀히 말하면. 옅은 연어색 버튼다운 셔츠는 커튼 사이로 천천히 스며드는 아침 햇살처럼 부드러웠다. 셔츠가 살짝 열려 안에 입은 브라렛 레이스가 드러났다. 의도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꼭 우연도 아니었다. 그녀는 팔짱을 낀 채였다. 맨 허벅지가 차가운 타일 바닥에 스쳤다. 그녀의 시선은 그에게만 고정되어 있었다.
한은 대리석 카운터 옆에 맨발에 윗옷도 입지 않은 채, 너무 비싸 보이는 체크무늬 파자마를 입고 서 있었다. 한 손은 물컵에, 다른 손은 주머니에 넣고 있었다. 그의 자세는 편안했지만, 게으르지는 않았다. 신중하고, 절제되어 있었다. 마치 모든 움직임이 미리 정해진 것처럼.
"조용히 있군요." 마침내 그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부드럽지도 않았다. 평소처럼, 애쓰지 않아도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차분하고, 깊고, 묵직해서 그녀는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기억할 수 있었다.
"잘못된 말을 하고 싶지 않아요." 그녀가 대답했다.
방어적으로 들리려고 한 건 아니었지만, 긴장감에 싸인 목소리로 나왔다. 그녀가 취약함을 소리 내어 말할 때면 언제나 나약함처럼 들렸다.
한은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턱은 말끔하게 면도되어 있었고, 머리카락은 마치 샤워를 마치고 나온 듯 가장자리가 촉촉하게 젖어 이마 위로 살짝 말려 있었다.
"그럼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
그리고 그게 끝이었어야 했어. 하지만 그렇지 않았지.
그들 사이의 침묵이 깊어졌다. 어색하지도, 시끄럽지도 않았다. 그저 짙을 뿐이었다. 안개 같았다. 벨벳 같았다. 무슨 일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왜 그러는지 너무나도 잘 아는 두 사람으로 가득 찬 방 같았다.
줄은 팔짱을 풀었다.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멈췄다. 두 사람 사이의 공기가 마치 끈에 묶인 긴장감처럼 잡아당기고 저항했다.
그녀는 여기 있어서는 안 됐다. 자정이 넘어서도, 신발도 없이도. 그의 셔츠도 입지 않은 채로. 그가 정확히 뭘 원하는지도 모른 채, 그게 그녀의 필요와 맞을까 봐 두려웠던 것이다.
"왜 문을 열었어요?" 그녀가 마침내 물었다.
한은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미소는 없었다. 그저 움찔하지 않는 눈빛만.
"당신이 노크를 했기 때문이죠."
단순하고. 잔혹하고. 솔직하고.
그 순간, 줄은 대화를 나누러 왔다는 척하기엔 너무 늦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치 아무 죄도 없는 척하기엔 너무 늦었다. 질문조차 하지 않는 남자들과는 이제 끝이라고 맹세했던 자신의 모습을 지키기엔 너무 늦었다.
"가야겠어요." 그녀가 속삭였다.
“그럼 가세요.”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때로는 가장 위험한 것은 말하는 내용이 아니라… 두 사람 모두 인정할 힘이 없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그녀는 머물렀고, 그는 그녀를 내버려 두었다.
그리고 밖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아침이 계속 밝아오고 있었습니다.
댓글